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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2학년인데 가슴이 봉긋? ‘성조숙증’ 조심

학부모 a씨는 최근 개학을 앞두고 초등학교 2학년인 딸의 상태가 걱정되어 병원을 찾았다. 아직 초경을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부쩍 살이 찌고 가슴 발달도 너무 빠른 것 같았기 때문이다. a씨의 딸은 병원에서 성호르몬 정밀검사와 성장판 검사를 받았고, 검사결과 성조숙증으로 진단을 받았다.

초등학생 여아



최근 위의 사례와 같이 자녀의 성조숙증으로 고민하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성조숙증으로 병원을 찾은 소아청소년은 10만 8,576명으로 2013년 6만 7,021명 대비 약 6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최근 저출산 등으로 인해 소아청소년 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성조숙증 환자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학부모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성조숙증 아이, 처음에는 성장 빠르지만 성장판 일찍 닫혀
성조숙증은 사춘기 조숙이라고도 불리는 증상으로, 아이의 2차 성징이 너무 빨리 시작되는 경우를 말한다. 일반적으로는 여자아이의 경우 만 8세 이전에 유방발달이 시작한 경우를, 남자아이는 만 9세 이전에 고환이 커지는 경우를 성조숙증으로 정의한다.

성조숙증인 아이는 성호르몬에 일찍 노출되게 되며, 이로 인한 다양한 신체적 변화를 겪게 된다. 여자아이는 여성호르몬 분비로 인해 가슴 몽우리가 생기고 자궁이 커지면서 또래보다 일찍 초경을 시작하게 된다. 남자아이는 고환에서 남성호르몬이 분비되면서 고환이 커지고, 음경과 음모가 발달하며 변성기가 찾아오기도 한다. 또한 사춘기에 접어들면 남녀 모두 부신에서 남성호르몬이 분비되는데, 머리기름이나 체취, 여드름, 액모 등의 사춘기 징후가 나타나게 된다.

성조숙증의 가장 큰 문제는 ‘성장장애’다. 사춘기가 빨리 오는 만큼 처음에는 키의 성장이 빠르다. 그러나 성조숙증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성장판이 일찍 닫혀 성인이 됐을 때 남들보다 키가 작을 확률이 높다. 여기에 빠른 신체변화로 인해 아이에게 정서적인 불안감이 나타날 수도 있다.

성조숙증, 호르몬 분비 조절 이상이 원인
성조숙증은 크게 뇌하수체나 시상하부의 호르몬 조절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중추성성조숙증’과 난소나 고환, 부신 등 기타 장기에서 성호르몬이 과다분비되는 ‘말초성성조숙증’으로 구분된다.

중추성성조숙증은 남아에서는 종양 등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있어 뇌하수체 mri 검사가 필요하다. 반면 여아의 경우 특별한 기저원인 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반면 말초성성조숙증은 시상하부-뇌하수체-생식샘의 호르몬 조절 이상이 아닌 난소낭종이나 종물, 고환이나 부신의 종양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성조숙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키∙몸무게 측정과 비만도, 2차 성징 출현 정도를 진찰하는 한편, 영상의학적 검사를 통해 골 연령과 호르몬 농도를 측정하게 된다. 만 6세 이하 아이에게서 성조숙증이 진단되는 경우 뇌하수체를 비롯해 뇌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뇌 mri를 촬영하게 된다. 또한 성호르몬자극호르몬의 작용을 억제하는 약물을 4주 또는 12주마다 주사하는 사춘기 지연치료를 한다.

강남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기은 교수는 “이른 2차 성징이 있다고 해서 모두 약물치료를 하지는 않는다. 가슴발달은 있으나 성조숙증에 해당 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성조숙증은 있으나 치료시작 시기가 늦어 치료효과가 불충분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도 있으며, 비만이나 부당경량아 등의 위험인자를 가진 경우도 있어 종합적으로 평가해 필요한 경우에만 치료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비만, 영양불균형으로 인한 뼈 나이 높일 수 있어. 성장판 자극하는 운동해야
뛰어노는 아이들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는 치료보다 예방이 우선이다. 균형잡힌 식사와 올바른 생활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 식품은 열량에 비해 영양은 부족하고 포화지방산과 소금, 인공감미료의 함량은 높은 반면 비타민과 무기질은 거의 들어있지 않아 소아비만을 유발하며 영양불균형에 의한 성장부족, 뼈 나이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떄문에 탄산음료, 자극적인 음식, 단 음식을 피하고 채소, 과일, 해조류, 등푸른 생선이 권장되며 육류를 먹을 경우 지방보다 살코기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아침식사를 거르지 말고 하루 세끼를 규칙적으로 섭취하고, 천천히 꼭꼭 씹어먹는 습관을 갖도록 한다.

또한 평소 유산소운동이나 유연성운동, 근지구력운동을 하루 30분씩, 일주일에 3회 이상 하는 것이 좋다. 성장판에 자극을 줘 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는 운동으로는 스트레칭, 줄넘기, 수영, 댄스, 맨손체조, 배구, 농구, 단거리 달리기, 탁구, 배드민턴 등이 있다.

김기은 교수는 “일반적으로 여자아이들이 훨씬 성조숙증이 많지만 남자아이들에게도 드물지 않게 나타난다”며 “남자아이의 경우 여자아이에 비해 신체적 특징이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성조숙증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