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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두통이 고혈압의 신호다?...신경과 이한승 원장의 3문 3답

대한민국은 현재 고혈압으로 고통받고 있다. 대한고혈압학회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고혈압 유병자가 약 1,200만 명에 달하며, 20세 이상 성인의 고혈압 유병률은 29%에 이른다.



편두통은 고혈압의 전조증상일 수 있다



환자들의 숫자가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어 고혈압에 대한 인지도는 올라가고 있지만, 여전히 고혈압이 어떤 질환이고 고혈압의 증상이 어떤지 모르는 환자들이 여전히 많다. 특히, 고혈압과 편두통이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환자들이 상당수다. 최근에는 편두통이 고혈압의 신호일 수도 있다는 하버드 의과대학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나올 정도이다.



그렇다면 편두통과 고혈압,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것일까? 하이닥 신경과 상담의사 이한승 원장이 편두통과 고혈압의 연관성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q. 편두통과 고혈압, 어떤 연관이 있나요? 편두통이 고혈압을 유발할 수 있나요?

편두통과 고혈압은 분명히 연관이 있습니다. 통계적으로 전조가 없는 편두통은 고혈압의 위험을 20% 정도 증가시키며, 전조가 있는 편두통은 특히 여성의 고혈압의 발병 위험도를 30% 정도 증가시킨다고 합니다. 그리고 편두통 환자의 혈압이 조절되지 않을 때 두통의 빈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편두통이 있을 때 평소 정상적이던 혈압이 올라가는 것을 종종 발견하게 됩니다. 고혈압과 편두통은 서로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이유(mechanism)은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최근 유전자 연구를 통해 고혈압과 편두통의 위험도를 증가시키는 유전적 특성(genetic trait)이 점점 밝혀지고 있는 추세입니다.별개의 이야기이지만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이나, 2차성 고혈압을 발생시키는 크롬친화세포종(pheochromocytoma)의 경우에도 고혈압과 편두통이 동시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또 하나, 관심을 기울여야 할 점은 일부 혈압약의 경우 편두통을 악화시킬 수 있고, 다른 일부 혈압약의 경 편두통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편두통약으로 가장 대표적인 것이 속칭 '트립탄’ 계열의 약인데 이 트립탄은 부작용으로 혈관을 수축시킬 수 있어 고혈압 환자분께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40대 이후 고혈압이 있는 편두통 환자가 편두통 약을 처방받을 때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q. 고혈압성 두통의 증상은 무엇인가요? 고혈압성 두통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 위험한 상황인가요?

혈압이 180/120 mmhg 이상이 되면 고혈압성 두통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교과 서적에는 머리가 터질 듯 아프다고 기술된 경우가 많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긴장성 두통처럼 머리가 묵직하거나 조이는 듯한 양상으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꼭 180/120이 아니더라도 정상 혈압이셨던 (지금 기준으로는 115/75)인 분께서 갑자기 150/110 정도만 되어도 머리가 ‘띵’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전형적인 고혈압성 두통의 경우 오심을 잘 동반한다고 되어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고혈압성 두통은 과도한 혈압 상승으로 인해 뇌조직, 특히 대뇌 후두염 쪽에 부종 및 미세출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습니다. 만약 두통이 있고, 혈압이 매우 높게 측정되고 약간 졸리면서 오심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바로 응급실에 가는 것이 좋습니다.



q. 고혈압을 낮추면서 편두통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고혈압 약 중에서 고전적 베타차단제인 propranolol은 대표적인 편두통 예방약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불면증, 서맥 등의 부작용이 새로 개발된 베타차단제과 비교해서 다소 많이 나타나는 편입니다.현재 새로 개발되어 시중에 나오는 베타차단제들은 혈압 조절에는 탁월하나 편두통 증상에는 별다른 예방효과를 보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비출 때 atenolol이 혈압조절/편두통 예방에 두루 효과적이고 부작용도 적은 것 같습니다.



경계선 고혈압 환자도 고혈압성 두통을 조심해야

우리나라는 4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국가에서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이때 반드시 혈압을 재도록 되어있는데, 아쉽게도 경계선 고혈압(130/85)에 해당하는 환자의 관리가 잘 되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 혈압이 140/90이 넘으면 대부분 내과를 가서 진료를 보지만, 130/85에서는 치료를 위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경계선 고혈압이라 할지라도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게 되면 순간적으로 혈압이 크게 높아져 고혈압성 두통이 생길 수도 있고, 기존의 편두통이 심하게 악화되기도 한다. 아직 연구단계이기는 하지만, 고혈압과 편두통의 상관관계는 분명하며, 고혈압성 두통은 응급에 준하는 질환이다. 혈압이 조금이라도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면 철저한 저염식과 주기적 유산소 운동을 통해 고혈압의 발생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럼으로써 개인은 오히려 더 건강해질 수 있을 것이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한승 원장 (신경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