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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호스피스의 날’, 간병인 정신적·정서적 고통에 노출되기 쉬워

현대 사회에 들어오면서 가족 구성원의 수가 적어지고 가치관도 변해 가족 내 중증질환자가 생겨도 다른 가족 구성원들이 부양과 간병을 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 이로 인해 가족을 대신해 환자를 간병해 줄 대리인이 필요해졌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를 바탕으로 1980년대부터 간병인이라는 직업이 알려지기 시작해, 2019년 기준으로 그 수가 30만 명이 넘어가며 사회적으로 보편적인 직업이 되었다. 대한민국은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어, 간병인의 수는 더욱더 늘어날 전망이다.



간병인들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ㅣ출처: 게티 이미지뱅크

간병인의 수는 계속 늘고 있지만, 간병인의 처우나 건강, 신분을 보호하는 사회제도는 여전히 부실하다. 특히 간병인의 정신건강 문제는 계속해서 대두되어 왔다. 간병인의 역할은 단순히 환자의 간병뿐만이 아니다. 환자와 환자 가족의 역할기대를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간병인 대부분이 본인의 실제 감정을 억지로 숨기거나 실제 감정과 다른 감정을 표현하는 감정 노동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감정 노동이 정신건강에 큰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2003년 연세대학교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을 살펴보면 감정 노동 지수가 높은 사람일수록 감정적 부조화로 인해 소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며, 감정 노동이 많아질수록 소진의 수준도 높아진다. 소진이란 사람들과 오랜 시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할 때 발생하는 계속적이고 반복적인 정서적 압박의 결과로 의사나 간호사, 간병인과 같은 인적서비스 직종 노동자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일종의 직업 스트레스로 소진 지수가 높아지고 개인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가 되면 부정적인 감정과 함께 부정적인 업무 태도, 신체적·정신적 탈진, 불안, 우울 등 각종 정신·스트레스 질환의 원인이 된다. 실제로 한국인지운동발달연구소 노효련 교수가 2009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간병인들은 신분의 불안정성과 업무로 인하여 직무스트레스가 높으며, 간병인의 정신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대인 관련 직무 스트레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직무 스트레스는 간병인 이직 또는 퇴직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간병인의 정신건강 문제는 가족 구성원이 간병인이어도 마찬가지로 문제가 된다. 특히 치매, 정신질환 등을 앓고 있는 환자의 고용 간병인과 가족 간병인의 경우 '보이지 않는 제2의 환자'로 언급될 만큼 우울, 스트레스, 불안에 크게 노출되어 정신건강 측면에서 삶의 질이 매우 떨어진다. 2015년 oecd의 보고서에 따르면 주 20시간 이상 치매 환자 곁에서 간병을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20% 이상 정신건강 문제가 많았다.다른 정신질환 환자 간병인과 비교해도 스트레스는 15% 이상 우울 증상은 5배 이상 더 보였다. 이외에도 국내 치매환자들의 보호자 또는 간병인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을 때, 응답자의 32.6%가 최근 1년간 극단적 선택을 고려한 적 있다고 응답했다. 더불어 응답자 대부분이 간병으로 인해 본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서도 큰 어려움을 겪는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가족 간병인에게 심리 치료 등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면서, "사회제도를 보강해 고용 간병인의 신분을 보장해 주고 직무스트레스와 소진 수준을 관리해 준다면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